이것저것 잡다구리

 

안녕하세요

 

오늘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수차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검찰 총장께서 많은 의미를 내포하신 듯한 발언을 하셨는데요.

단순히 신임 검사들에게 앞으로 검사로써 업에 임해야할 각오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많은 의미와 저의가 내포된 말씀을 하셨다고 언론에서는 판단하고 있어요. 

본인은 크게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지만 야권 내 대권후보 1위 이자 이낙연, 이재명 후보에 이어 여당 / 야당을 통틀어 전체 대권후보 3위로 평가받는 검찰 총장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한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공수처 신설이나 검찰 개혁을 강하게 밀어부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내부적으로 검찰 내부의 기강과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검찰 내부의 민심 잡기를 하고자 하는 의지로도 읽혀지는데요. 

지난 약 한 달간 거의 대외적인 말씀을 하지 않으시며 말을 아껴오신 검찰총장께서 이번 전문은 직접 작성하시며 많은 심사 숙고를 하신 것으로 알려지네요.

 

전문을 보기에 앞서 윤석열 검찰 총장에 대해 조금 알아볼게요.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아 9수 끝에 1991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하시고 검사로 재직하게 되었는데요. 2002년 잠시 검사를 그만두고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써 1년여 정도 일하였지만 다시 선배들의 권유로 검찰에 복귀하게 되죠.

 

 

이후 검찰 총장은 2006년 부터 현대차 비자금 사건, 변양균·신정아 사건 등의 굵직한 수사들을 담당하셨고요 특히 현대차 비자금 사건에서 기소 법리를 절묘하게 구성하며 중수부의 선봉장으로 승승장구 하셨죠. 노무현 정권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그의 후원자인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죠. 이후 09년 부터 대검 범죄정보 담당관을 시작으로 중수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부장으로 고속 승진했어요. 

하지만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던 중 직속 상권이던 서울 중앙지검장의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발급받고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 했다 수사 팀에서 배제되는 고난을 겪기도 했었죠. 당시 국정 감사를 받으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지만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며 한직으로 물러났었죠.

하지만 박근혜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진두지휘할 수사팀장으로 전격 발탁받으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사장, 서울중앙지검장, 검찰 총장까지 초고속 승진하며 당시 미 해결 상태 였던 국정농단 사건을 샅샅히 파헤칠 적임자로 인정 받으셨었죠. 

이제 각설하고 검찰 총장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전문에 대해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의 검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 환영합니다.

꾸준히 노력하여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이 기쁜 자리를 함께 축하해 주시기 위하여 부모님과 가족, 친지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이분들의 성원과 보살핌이 없었다면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잘 성장한 귀한 자제분들을 검찰에 보내주신 부모님들께 검찰을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검사가 된 여러분의 기본적인 직무는, 법률이 형사 범죄로 규정한 행위에 관해 증거를 수집하고 기소하여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의 기본적 직무는 형사법 집행입니다.

형사 범죄를 규정하는 형사 법률은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법체계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법률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법률이자 헌법 가치를 지키는 헌법 보장 법률입니다.

따라서 검사는 언제나 헌법 가치를 지킨다는 엄숙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절차적 정의를 준수하고 인권을 존중하여야 하는 것은 형사 법집행의 기본입니다.

뿐만 아니라 형사법에 담겨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언제나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개개 사건에서 드러나는 현실적인 이해당사자들뿐 아니라 향후 수많은 유사사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잠재적 이해당사자들도 염두에 두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합니다.



앞으로 검사 생활을 하면서, 여러분이 지금까지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연마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의 선배와 상사로부터 많은 실무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각자 담당하는 사건에서 주임검사로서 책임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합니다.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하여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하여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하여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검사의 업무는 끊임없는 설득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검사를 시작하는 올해는 형사사법 제도에 큰 변화가 있는 해입니다.

교육을 마치고 일선에 배치되면 새로운 매뉴얼에 따라 일하게 될 것이고 검사실의 풍경도 많이 바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제일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는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입니다.

인신구속은 형사법의 정상적인 집행과 사회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되어야 합니다.

방어권 보장과 구속의 절제가 인권 중심 수사의 요체입니다.

구속이 곧 범죄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하고, 검찰이 강제수사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도 안 됩니다.

아울러, 수사는 소추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검사실의 업무시스템 역시 공판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보니 26년전 서소문 대검 청사 강당에서 임관신고를 하고 법복을 받아 초임지인 대구지검으로 달려가던 일이 새롭습니다.

“나는 왜 검사가 되려 했나”, 각자 다른 동기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초심을 잃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기 바랍니다.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랍니다.

저와 선배들은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강력히 지지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대한민국의 국민 검찰을 만듭시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임관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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